중력 삐에로-이사카 고타로 소설

중력 삐에로
이사카 고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작가정신
13계단과 겹쳐 보여서 슬펐다. 젠장, 이렇게 가벼운 문체로 이런 이야기를 하다니. 시구자와 케이이치와 맞먹는 잔인함을 가졌어!
강간 당한 누군가를 위해, 복수를 꿈꾸는 청년이라니. 게다가 그 복수는 약간 애매한 성격을 갖고 있다. 아무래도 그 강간이 없었으면 청년은 태어날 수 없었으니까. 이런 지독한 아이러니가 슬프다. 선량하고 재미있는 사람들인데, 화해할 수 없고 용서할 수도 없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자체로 무척 슬프다. 사람을 죽이고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 복수는 정말로 시원한 느낌이 드는 걸까. 경찰에 자수하지 않아도 괜찮은 걸까. 소심한 나는 별의 별 생각을 다했다. 그 적의, 증오자체가 안타까워서 견딜 수 없었다. 정말이지 네안데르탄인이 크로마뇽인을 죽였는지 아니면 그 반대였는지, 어쨌거나 어느 한 쪽을 죽이고 살아남은 인간들의 후손이라고, 그렇기에 이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거일지도 모른다고 주절거리는 녀석들을 보면 더 가슴이 아파졌다.
젠장.두고보자. 라고 말하고 싶을 만큼 어쩐지 진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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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해마 2007/03/23 21:38 # 답글

    이 책은 뭔가 순발력으로 이끌어 간 느낌인데도 가볍지가 않았어요.
    그런데 13계단도 읽으신 분이군요 ;ㅁ; 반가워요
    이상하게 일본 하드보일드랄까 추리쪽은 별로 읽는 분들이 많아 뵈질 않아서 반갑네요.

    밸리에서 보고 왔습니다. 반갑습니다.
  • 夢影 2007/03/24 14:02 # 답글

    반갑습니다. 일본 추리소설을 읽는 사람이 없다니! 미야베 미유키 때문에 요즘은 꽤 뜨지 않았나요? 그래도 확실히 13계단은 읽은 사람이 별로 없더군요. 정말 잘 쓰여진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 라블루걸 2007/03/24 16:47 # 답글

    하루가 떨어졌다. ....유쾌하지만 유쾌하지 않은 소설...^^;;
  • 夢影 2007/03/25 14:14 # 답글

    유쾌하지만 유쾌하지 않은 소설이란 말 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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