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트릭트 9윌리엄 알렌 영,로버트 홉스,케네스 코시 / 닐 브룸캄프
나의 점수 : ★★★★★
시사회에 갔다. 권! 고마워!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이게 너무 휙휙 지나가서 잔인해보이지는 않는다. 나는 고통에 예민한 타입이지 피 튀기는 거에 예민한 타입은 아니기 때문에 소우 시리즈 같은 게 아닌 이상은 그냥 즐겁게 볼 수 있다.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거대한 우주선, 점령을 하기 위한 것도 아니고 관광차 들린 것도 아니다. 마치 우주 난민처럼 굶주리고 있던 이들은 세계의 관심을 받으며 지상에 내려지고 각종 구호 단체의 도움을 받게 된다. 나중에는 디스트릭트9이라는 이름으로 난민캠프에 격리수용되고, 그런 채 20년을 살아오는데...
음... 좀 자극적인 소재가 아닌가. 우주 '난민', 분리장벽, '난민 수용소' 같은 디스트릭트9의 모습에 강제 퇴거장을 내미는 대기업 직원에 용병까지. 뭐랄까... 블랙유머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페이크 다큐멘터리 마지막을 외계인의 침공을 받아 카메라가 꺼지는 걸로 마무리 짓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더 나아가서 이미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외계인들이 얼마 남지 않은 지구인의 그 '다큐멘터리 필름'을 돌려 보며 낄낄거리는 장면으로 끝낸다거나.
무지하고 그래서 잔인하고 무신경하고 이기적이기 짝이 없는 초중반부 비커스의 모습이 좀 불편해보이는 것도 당연지사. 그는 사회의 어둠을 무시하고 모른척하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그런 사람이, 자신이 무시했던 그 어둠 속에 빠지게 되었을 때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수송선을 빼앗아 타는 부분까지는 내 예상대로였다. 자신만 위하는, 아내를 사랑해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는 모습조차도 그저 자기애에서 비롯된 듯 보여서 나는 이 남자가 수송선을 혼자서 멋대로 몰고 가다 미사일이라도 맞고 죽으면서 영화가 끝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했다. 그렇게 끝나면 그 때까지 그가 죽인 인간들의 목숨이 아까울 거라는 생각과 같이.
그런데 거기서 끝나지 않더라. 외계인과 나란히 붙잡혀서 갱들의 주술 도구 or 다국적 기업의 생체 실험 도구가 되게 생긴 이 인간은 반 외계인이 된 자신의 몸을 이용해 외계인 로봇을 타고 갑자기 갱이며 용병을 막 쏴죽이면서 도망치다가 자신을 도와준 외계인-그리고 자기가 수송선을 빼앗았던 그 외계인-이 죽을 위기에 처한 것을 보고, 결국 다시 발길을 돌려 그를 구해낸다. 엄... 갑자기 이 사람 착해졌어. 뭐야, 이게 뭐지? 라는 기분 반. 그래 그래야 이제까지 니가 죽인 인간들도 그나마 용납하지 않겠어? 하는 생각 반.
외계인 부자는 떠나갔다. 나는 그들이 돌아와 확 지구를 점령해버리길 바랬는데 아직 그렇게 되지는 않은 모양이다. 크리스토퍼! 한국에 좀 와서 이 MNU보다 못한 인간들(나 포함) 좀 어떻게 해봐.
피터 잭슨다운 영화였다고 생각한다.(피터 잭슨 제작?? 감독은 다른 사람인데.. 음음. 나 뭐 또 착각했나?)
최근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