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프레지던트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
이순재,장동건,고두심 / 장진
나의 점수 : ★★★★

장진식 유머가 나온다기에 보았다.
와. 따스하고 유쾌하고 발랄한 영화였다. 그런데 현실과 갭이 너무 크다보니까 영화의 밝고 따스한 모습에 대비하여 마음은 씁쓸하다 못해 샷 추가를 다섯 번쯤 한 아메리카노 같더라. 장동건도 이순재도 고두심도 임하룡도 연기를 너무 잘해서 참 좋았다. 아 진짜 대통령이면 저래야지. 라는 느낌이랄까. 러브 액추얼리의 휴 그렌트만큼이나 멋진 동건씨...지만 동건씨보다는 역시 마지막 고두심씨와 임하룡씨가 춤추는, 그 낯부끄럽고 꿈만 같은- 그렇지만 지지부진하고 괴롭고 어처구니 없는 현실은 그대로 남아 있을-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장학재단에 기부하는 얘기나 신장 떼어주는 얘기나 땅 투기 얘기나... 다 어디서 들어본 얘기라서 orz 현실은 저렇게 따땃할리 없겠지 훗. 가족의 비리, 친인척의 압력 때문에 무너진 전직 대통령들의 면면이 되살아나고, 아예 대놓고 그런 사람인 이번 대통령의 면면도 되살아나고... 먹는 건 사탕인데 왜 위가 쓰리냐.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의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강성호 인문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의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마르크스주의 역사학의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 10점
강성호 지음/책세상

이것도 와우북 때 산 것.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을 읽었으니까 이제 읽어야지! 생각하고 펼쳐들었는데... 이럴수가! 공산당선언보다 한 열배쯤 어려워! 아마도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의 역사(응?)를 전반적으로 훑고 있기 때문인 듯. 관련 저서 중에 읽은 게 몇개 없다보니 내용도 이해하기가 더 힘든 모양이다. 엄 이러고도 사학과라고 할 수 있나? 반성 좀 해야겠어.

그래도 전반적인 구조를 이해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으니 뒤에 읽어보라고 한 참고문헌들이나 닥치고 줄줄줄 읽어야겠다. 논문도 못쓰니 이런 '기본기'라도 좀 익혀야 낯 부끄러움은 좀 덜하지 않겠나.

전반적으로 포스트모더니즘 역사학에도 어느정도 한계가 있고 극단적으로 나아가다간 정말로 자유주의 짱~! 미국 만세 역사는 끝났어! 새로운교과서 만들기 모임인가 뭐신가 하는 일본 극우단체의 교과서조차도 왜그러삼 요즘은 포스트모더니즘이 인기삼! 이래버리는-솔직히 그건 포스트모던 역사학에 대해 '오해'한 것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지만-아무튼 그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건 배제할 수 없다. 역사라는 건 결국, 아무리 과학적인 어쩌구 하더라도, 현실에 대한 척도로서 존재하는 건데-동양에서 과거의 일로 현실의 거울을 삼는다는 것처럼-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두가지가 같이 병행될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역사의 구조, 진행 원리를 탐구하는 것을 포기하면 현대에 대한 역사의 '거울'로서의 역할이 불가능해지니까.

물론 마르크스주의 역사학 자체가 굴곡을 겪어왔듯이 역사의 구조, 진행 원리는 변화할 수 있고 계속해서 고쳐나갈 수 있지만, 그렇다고 탐구 자체가 헛짓거리는 아니라는 게 내 생각이라는 거지. 그렇지만 하나의 원리, 가설을 교조적으로 받들다간 소련 꼴이 날지도...(응?) 그러한 점에서 '절대진리'는 없다는 포스트모던적 자세를 배울 필요가 있겠지. 사실 회의하는 건, 예전 합리주의 시절부터 나온 것이지만..

하지만 난 신문화사나 미시사도 참 좋아한다는 거. 사실 역사에서의 포스트모더니즘은 다른 철학이나 이런 계열에 비해 좀 온건하다. 마르크스주의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한다. 신문화사의 대표저작인 로버트 단턴의 고양이 대학살-사실 내가 신문화사에서 읽은 건 이것뿐이지.. 아마?-도 결국은 어느정도는 그 단편적인 연극 내용을 가지고 당대의 문화적인 특징을 읽어내려고 한 것이고, 그 문화적인 특징이 전후와 연관하여 어떤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암시하기를 포기하지는 않았으니까. 그러고보니 그런 점때문에 그 논문 어디서 까였던 것도 본 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대충대충인 건, 이건 레폿이 아니니까! 그저 감상문이니까!).

아무튼 에릭 홉스봄은 그러한 신문화사나 미시사, 일상생활사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하지만 역사의 구조를 파악하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고 보는 듯. '전체사'라는 걸 만들어 냈다는데.. 내가 읽었던 극단의 시대는... 엄... 기억이 안나. orz 어디 어떤 부분이 전체사이고 신문화사 같은 포스트모던 역사학의 장점을 따온 건지 모르겠어! ... 역시 집에 가서 다시 읽어보지 않음 안 되겠음.

아무튼 역사 연구 방법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해준 훈훈한 책이었다. 책세상문고의 좋은점은 깊이 있고 좋은 학술내용을 콤팩트하게 잘 담아낸다는 것이다. 도대체 문고중에 이렇게 퀄리티 높은 문고가 어딨냐고.. 이것들은 해외에 수출해도 돼. orz
http://hibernate.egloos.com2009-10-19T05:55:430.31010

다이디 타운-F. 폴 윌슨 소설

다이디타운다이디타운 - 10점
F. 폴 윌슨 지음, 김상훈 옮김/북스피어

판타스틱에서 연재할 때 보긴 했지만 이번에 와우북에서 싸게 팔기에 퍼언연대기와 함께 산 다음 지난 주말에 읽었다. 잡지 연재 당시에도 좋아하긴 했지만.

다시 어... 연이어서 보니까, 그전에 생각하고 느꼈던 것보다 훨씬 마음을 후려친다. 내가 원래 약자들이 연대해서 제도나 구조에 대항하여 승리하는 그런 스토리를 좀 좋아하긴 하지만... 그래도 스타벅스에서 책 읽다가 우는 건 좀 그렇잖아? ㅡ,ㅡ; 겉모습은 하드보일드에 염세적인 탐정에 우울한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인간 내부에 갖고 있는 힘과 선함과 희망을 그려내는, 엄청나게 긍정적이면서 따스하고 희망찬 내용이다. 현실은 진흙투성이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야말로 연꽃은 가장 아름답게 피어나기 마련인 것처럼.
http://hibernate.egloos.com2009-10-19T05:26:130.31010

마르크스, 앵겔스-공산당 선언 인문

공산당선언
칼 마르크스 & 프리드리히 엥겔스 지음, 이진우 옮김 / 책세상







책세상은 역시 최고야. 공산당 선언을 판본별 서문과 해설을 빼고 다 읽었음. 엄... 여기서 지향하는 국가는 인간의 선호나 유행이나 그런 것들이 좀 배제되어 있는 듯. 다양한 교육을 통해 다른 재능을 희생해서 자본가의 취향에 맞는 하나의 재능만 살리는 걸 막는다. 라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지만,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까 무언가를 '잘'하는 수준이 되려면, 어느정도 이상의 생산력-혁명을 이루려면 고도의 생산력이 필요하니까-을 갖추려면 결국 다른 것을 희생해서 하나에 올인하는 수밖에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빼앗긴 자들의 아나레스가 떠오르는데,아나레스가 문제인 점은 생산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 개인의 선호나 선택권이 극소로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점일 것이다. 개인의 의지나 다른 의견이 생존을 위해 묵살되고 마는... 그래서 쉐백은 길을 나섰지. 그런 고로 은근슬쩍 전체주의로 가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은 예상했어야 하는 게 아닐가. 혁명은 생산력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일어난다지만, 생산력이 정말로 그정도로 풍부한 사회가 오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시간이 더 흘러야 할까. 가진 자들도 못가진 자들도 언제나 계속해서 부족하다고, 부족하다고만 하는 이 사회에서. 

그렇다 하더라도 현대에도 여전히 너무나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생각하게 하는 글이다. 생각보다 어렵게 쓰이지도 않았고-사실 내가 대충 널널하게 읽어서 그런 점도 있겠지.

자본론도 읽어봐야 하는걸까. 실천하는 지성이 되기에는 지성도 딸리고 실천력도 딸리지만... 어쨌든 재미삼아라도...
사실은 마르크스주의역사학을 공부하기 위해서 읽은 책에 가깝다. 아무리 포스트모던 역사학이 강세라지만 우리 역사학의 기조를 이루는 건 역시 여전히 마르크스주의역사학이니까. 그 근본이 되는 사상을 한번쯤 봐줘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달까.

그런 고로 다음 읽을 책은 마르크스주의역사학에 대한 것이다.

책세상문고는 참 좋아.


디스트릭트 9 (스포일러라고 할 건 아니지만 줄거리 다 노출) 영화

디스트릭트 9
윌리엄 알렌 영,로버트 홉스,케네스 코시 / 닐 브룸캄프
나의 점수 : ★★★★★










시사회에 갔다. 권! 고마워!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이게 너무 휙휙 지나가서 잔인해보이지는 않는다. 나는 고통에 예민한 타입이지 피 튀기는 거에 예민한 타입은 아니기 때문에 소우 시리즈 같은 게 아닌 이상은 그냥 즐겁게 볼 수 있다.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거대한 우주선, 점령을 하기 위한 것도 아니고 관광차 들린 것도 아니다. 마치 우주 난민처럼 굶주리고 있던 이들은 세계의 관심을 받으며 지상에 내려지고 각종 구호 단체의 도움을 받게 된다. 나중에는 디스트릭트9이라는 이름으로 난민캠프에 격리수용되고, 그런 채 20년을 살아오는데...

음... 좀 자극적인 소재가 아닌가. 우주 '난민', 분리장벽, '난민 수용소' 같은 디스트릭트9의 모습에 강제 퇴거장을 내미는 대기업 직원에 용병까지. 뭐랄까... 블랙유머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페이크 다큐멘터리 마지막을 외계인의 침공을 받아 카메라가 꺼지는 걸로 마무리 짓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더 나아가서 이미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외계인들이 얼마 남지 않은 지구인의 그 '다큐멘터리 필름'을 돌려 보며 낄낄거리는 장면으로 끝낸다거나.

무지하고 그래서 잔인하고 무신경하고 이기적이기 짝이 없는 초중반부 비커스의 모습이 좀 불편해보이는 것도 당연지사. 그는 사회의 어둠을 무시하고 모른척하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그런 사람이, 자신이 무시했던 그 어둠 속에 빠지게 되었을 때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수송선을 빼앗아 타는 부분까지는 내 예상대로였다. 자신만 위하는, 아내를 사랑해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는 모습조차도 그저 자기애에서 비롯된 듯 보여서 나는 이 남자가 수송선을 혼자서 멋대로 몰고 가다 미사일이라도 맞고 죽으면서 영화가 끝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했다. 그렇게 끝나면 그 때까지 그가 죽인 인간들의 목숨이 아까울 거라는 생각과 같이.

그런데 거기서 끝나지 않더라. 외계인과 나란히 붙잡혀서 갱들의 주술 도구 or 다국적 기업의 생체 실험 도구가 되게 생긴 이 인간은 반 외계인이 된 자신의 몸을 이용해 외계인 로봇을 타고 갑자기 갱이며 용병을 막 쏴죽이면서 도망치다가 자신을 도와준 외계인-그리고 자기가 수송선을 빼앗았던 그 외계인-이 죽을 위기에 처한 것을 보고, 결국 다시 발길을 돌려 그를 구해낸다. 엄... 갑자기 이 사람 착해졌어. 뭐야, 이게 뭐지? 라는 기분 반. 그래 그래야 이제까지 니가 죽인 인간들도 그나마 용납하지 않겠어? 하는 생각 반.

외계인 부자는 떠나갔다. 나는 그들이 돌아와 확 지구를 점령해버리길 바랬는데 아직 그렇게 되지는 않은 모양이다. 크리스토퍼! 한국에 좀 와서 이 MNU보다 못한 인간들(나 포함) 좀 어떻게 해봐.

피터 잭슨다운 영화였다고 생각한다.(피터 잭슨 제작?? 감독은 다른 사람인데.. 음음. 나 뭐 또 착각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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